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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그)는 왜 정알못이 됐을까?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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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7

by 박혜원

오늘도 출근길에 열어보는 포털 사이트엔 각종 정치 기사가 가득하다. 하지만 이해할 수 있는 건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너 아침에 그 기사 봤어?” 응, 보긴 봤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하지만 차마 그렇게 말할 순 없어 파편적으로 알고 있는 몇 가지 지식을 짜깁기해 억지로 대화에 낄 뿐이다. 어디 가서 ‘저 정알못이에요’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나이다. 몰래 공부하려 해봐도 도무지 정치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배워야 할지 난감하다. 정치 예능은 자기들끼리 떠들기 바쁘고, 각종 정치 책은 ‘색깔’이 너무 강해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보기에는 위험해 보인다. 왜 정치는 아무도 기초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려 하지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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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치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알려줄 수 없는 영역이다. 역사처럼 사실만 나열할 수도 없고, 수학이나 과학처럼 답이 정해져 있지도 않다. 매우 사소한 한 가지의 사안에도 수십 가지 의견이 생길 수 있는 게 정치다. 다른 학문처럼 함부로 정의내리려 하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시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치 기사를 이해라도 할 수 있게 만드는 기초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것조차 모르면 안 되는 아주 기본적인 정치 역사도 있을 거고, 대략적인 구조만 알아도 정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만나게 된 저자들은 마침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내가 ‘정알못’이었기에 정알못의 시선에서 책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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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요즘 것들’이 세상에 관심이 없다고 타박한다. 근데 그 요즘 것들도 억울할 수밖에 없다. 하루하루를 견디는 것조차 힘든 마당에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리는 건 사치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열심히 일해도 그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하는 시스템에 끊임없이 의문을 품어야 한다. 사회가 우릴 정알못으로 만들어놨지만,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정알못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써야 한다. 이 책은 그 ‘애를 쓰는’ 과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세상에 나왔다. 대한민국의 모든 정알못을 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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