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출판네트워크

2001년쯤이었던가? 용산의 모 업체에서 서버 머신을 조립한 후 윈도우 서버 혹은 리눅스 서버를 설치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던 때가 있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1. 아르바이트의 특성상 제대로 된 선배가 없었다. 일을 배우고 싶은 목적으로 아르바이트하려는 목적도 있었는데 선배가 없어 좀 답답했다.

2. 같은 사양의 서버를 여러 대 만드는 일을 효율화하고 싶다(좀 더 놀 시간을 확보하고 싶다).

이러한 과거의 경험을 비춰볼 때 <인프라 엔지니어링 첫걸음>은 조금 특별하게 다가온 편이다. 이 책을 진행하면서 든 생각은 다음과 같다.

“세상 참 편해졌다!”

이 책으로 알게 된 인프라 엔지니어링의 큰 흐름은 다음과 같다.

1.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하지 않는 기본 상식이 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 OSI 참조 모델이라던가, 네트워크 구성, 도메인 등의 인프라 기초 개념은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많은 분량에 상세하게 이를 설명하지는 않지만 꼭 알아야 할 개념을 짚어주어 워밍업하기 좋았다.

(아마 IT 인프라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보았을 그림일 것이다.)

2. 물리 서버 준비부터 클라우드 운용까지 알아야 할 큰 그림을 알려준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제 인프라 엔지니어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최근 대세인 클라우드 서비스나 가상화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가정 아래 쓰였다. 따라서 기존 물리 서버 구축과 운용부터 시작해 클라우드 서비스나 가상 사설 서버(VPS)를 구축할 때 필요한 개념을 잘 설명한다.

3. 자동화! 자동화! 자동화!

클라우드나 가상화 서비스의 등장으로 생긴 인프라 엔지니어링의 가장 큰 이득은 자동화다. 앞에서 설명한 필자의 경험을 모두 코드 중심으로 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화 도구를 이용하면 서버 구축, 서버의 환경 설정을 코드 중심으로 자동화하는 것은 물론 구축 운용상의 분기점을 만들어 서버 운용도 최대한 자동화할 수 있다. 마치 프로그래머가 소스 코드를 작성해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처럼 인프라 구축과 운용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자동화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팀과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기도 하며, 심지어 내 업무를 프로그래머에게 넘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인프라 엔지니어의 쉴 시간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4. 친절한 선배의 조언과 경력 관리 방법 소개

세상의 모든 서비스에는 매뉴얼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매뉴얼이 내가 궁금한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다는 현실도 존재한다. 물론 인터넷을 잘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가장 좋은 대안은 나보다 먼저 경험을 해본 주변 선배의 조언이다. 이 책에서는 설명 중간마다 저자의 경험을 살린 다양한 노하우를 별도의 코너로 소개한다. 만약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이 노하우 소개 부분을 절대 놓치지 말자.

또한 앞으로 인프라 엔지니어로 살아가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는 모든 초급 엔지니어의 고민이다. 이 책의 끝에서는 아주 다양한 사례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큰 그림에서 앞으로 인프라 엔지니어로 살아갈 때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할지를 소개해준다. 진로에 관한 고민을 시작한 1~3년 차 엔지니어에게는 도움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

마치며

인프라 엔지니어링과 관련된 책은 구체적인 서비스를 다루는 책부터 기초 개론을 다루는 책까지 많은 종류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끝으로 이 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편집자에게 묻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최신 인프라 엔지니어링의 개념부터 실전까지의 큰 그림을 빠르게 파악하고 싶다면 이 책을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