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올림포스의 신들
하늘과 땅이 펼치는 大 전쟁
1권이 올림포스 12신 체제의 완성을 다룬 그리스 신화의 서막이었다면, 2권은 올림포스를 뒤흔들었던 커다란 전쟁을 다루며 본격적으로 신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천둥과 벼락으로 만천하를 호령하는 올림포스의 지존이자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 그리고 태초에 카오스로부터 생겨나 천지를 펼쳤고 모든 신의 어머니로 불리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 가이아는 자식들을 이용해 제우스를 끝없이 궁지로 몰아넣으며 올림포스의 존재 자체를 위협한다. 제우스 또한 형제, 자식들과 함께 가이아가 보낸 기간테스와 튀폰에 힘껏 맞서지만 역부족이다. 그는 결국 신화 속에 스쳐 지나가는 신이 될 것인가?
신들 앞에 나타난 인간
필멸의 인간은 과연 신의 놀잇감인가
의지를 가지며 불완전함을 채워가는 존재인가
신들만이 존재하던 세계에, 신들에게는 없는 ‘결핍’을 가진 채 살아가는 ‘인간’이 나타나면서 신들의 이야기는 조금씩 인간들의 세계로 한 발짝 다가서게 된다. 인간에게 신의 불꽃을 전해준 프로메테우스와 최초의 인간 여자 판도라, 인간 영웅 헤라클레스까지, 우리에게도 익숙한 신화 속 인물들이 등장하며 철학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이 책은 신들의 제왕 제우스와 ‘먼저 생각하는 자’라는 뜻을 가진 프로메테우스의 대화를 내레이터 삼아,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제우스의 벗이자 간교한 배신자 프로메테우스는 함께 ‘인간’을 만들기로 결심하는데…. 프로메테우스는 과연 인간을 위해 희생을 감수한 자애로운 신인가, 아니면 인간을 농락한 악당인가? 인류를 둘러싼 신들의 욕망을 파헤치며 신화는 새로운 세계로 발을 내딛는다.
▶ 추천사
이 책의 매력은 현실과 과거를 가볍게 넘나들고 진실과 농담이 미친 듯이 널뛰는 데 있다. 인류 탄생 이야기는, 현존하는 여러 판본들을 어떻게 엮어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는데, 작가는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 이야기와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의 판도라 이야기를 적절하게 조합했다.
특히 신화의 주요 장면에 문화 콘텐츠를 적절히 적용해 느슨해진 시선들을 틀어쥔다. 헤라클레스를 엘비스 프레슬리로,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가져오는 장면을 들라크루아의 ‘자유의 여신’의 모습으로 그리는 등 재기가 넘친다. 게다가 올림포스 신들에게 패배한 기간테스가 흙으로 돌아갈 때 가이아의 출렁이는 머리 모양으로 하나가 되는 장면과 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가 앉아 이야기하는 언덕이, 포커스를 점차 멀리 잡으니 넘실넘실 길게 웨이브진 가이아의 둔부가 되는 장면은, 가히 예술적이지 않은가!
장영란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교양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