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거나 조바심 내지 않고
찬찬히 ‘우리의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누군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푹 빠져 본 적 있나요? 다음 내용이 궁금해 작가가 써 주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 적은요? 어쩌면 주인공들의 매력에 이끌려 닮고 싶었을 수도 있어요. 좋은 글은 하나의 세상을 만들고, 등장인물과 독자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안내해 주기도 해요. 그렇다면 ‘우리가 좋아하는 이야기의 시작은 어디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내 멋대로 써도 괜찮아!』에 담겨 있어요.
온종일 쉬지 않고 무엇이든 쓰는 인기 작가 슈빌은 독자들이 얼씬도 하지 않는 거무칙칙한 늪에 살아요. 모름지기 작가는 아름다운 장소에서 글을 써야 할 것 같지만, 슈빌은 남들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자기가 정한 곳에서 이야기를 찾아내요. 좋은 글은 누군가가 정한 조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자율성에서 오는 것이거든요.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꼭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버릇이 있다면 어떨까요? 바다 깊은 곳에 사는 매너티는 쓰기 전에 꼭 간식을 먹어야 해요. 배가 고프면 꾸르륵꾸르륵해서 글을 쓸 수가 없거든요.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준비해야 하지만, 뭐 어때요? 느릿해도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미난 이야기를 잔뜩 수집해 우리의 세상을 완성해 나가는 것을요.
글쓰기의 즐거움은 내가 만들어요!
『내 멋대로 써도 괜찮아!』 속 주인공들처럼 쓰고 싶은 마음이 불씨처럼 아주 조그맣게라도 일었다면 무엇이든 일단 써 보는 것부터가 시작이에요. 남의 즐거움을 위해서, 다른 사람의 평가에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각자에게 맞는 속도로 나만의 이야기를 짓기 위해서예요. 그 과정 속에서 망각의 바다 속에 사는 개복치처럼 내가 만든 이야기 속 주인공들을 헷갈릴 수도 있고, 플라밍고처럼 내가 쓴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직접 선물할 수도, 어지르마 씨처럼 글짓기 모임을 만들어 여럿이서 글을 나누는 즐거움을 누릴 수도 있어요.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것, 그리고 글쓰기가 습관처럼 몸에 밸 수 있도록 어디서든 가까이 하는 것이지요.
독서를 할 때 같은 책을 읽었어도 저마다 다른 상상 여행을 떠나듯 글쓰기도 쓰기 여행을 준비하는 방법이 다 달라요. 내 마음 가는 대로 써도 괜찮다는 원칙만 잊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과는 다른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 초등 교과서 연계
- 3학년 1학기 국어 1. 재미가 톡톡톡
- 3학년 2학기 국어 1. 작품을 보고 느낌을 나누어요
- 3학년 2학기 국어 3. 자신의 경험을 글로 써요
- 4학년 1학기 국어 1. 생각과 느낌을 나누어요
- 4학년 2학기 국어 8. 생각하며 읽어요
- 5학년 1학기 국어 독서 단원. 책을 읽고 생각을 넓혀요
줄거리
좋아하는 장소에서 자유롭게 글을 쓰는 슈빌,
쓰기 전에 꼭 간식을 먹는 매너티,
자기만의 속도로 이야기 거미줄을 만드는 슝슝 할아버지,
등장인물과 친구가 되기로 마음먹은 카카포…….
다른 사람의 기준을 따를 필요는 없어요.
충분히 고민한 뒤 떠오른 글감을 찬찬히 풀어 나가면
지치거나 조바심 내는 법 없이 글쓰기를 즐길 수 있을 거예요!
책 속으로
“모두의 생각과 달리 저 늪은 내 상상력을 흐리거나,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을 둔하게 만들지 않아요. 오히려 더 북돋아 주죠. 모두가 아름다움에 대해 똑같은 기준을 지닌 곳에서는 그 아름다움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난 이곳에서 글을 쓰는 걸 좋아한답니다. 이곳은 언뜻 보기에 작가에게 좋지 않은 곳처럼 보일 수 있어요. 그런데 난 여기서 사는 동안 가만히 앉아서 영감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려 본 적이 없어요. 기다리기는커녕 영감이 넘쳐흐르지요!”
----p. 13
꼬마 문어는 기쁘게 대답했어요. 이야기를 글로 옮기면, 이제 그건 완전히 다른 세상이 만들어지는 거니까요. 글을 쓴 작가의 이야기가 되는 거죠. 그리고 내 이야기가 책이 되면, 어떤 의미에서는 나도 작가가 되는 셈이에요.
“이 이야기는 이제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거예요.”
----p. 26
“자네 말이 맞아. 나는 주인공에게 얼마나 애정을 느끼느냐에 따라 그만큼 좋은 글이 나온다고 믿었어. 그래서 이야기를 끝맺지 않고 질질 끌었나 봐. 내 주인공에게 최고의 친구가 되어 주고 싶었고, 글을 쓰면서 그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었거든. 그래도 역시 이별할 때가 있는 법이겠지.”
----p.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