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키의 당고집부터 백 년 된 여관까지
한빛라이프
집필서
절판
도쿄 밤 도깨비 여행이나 쇼핑 투어에 지친 30, 40대를 위한 특별한 여행책
도쿄에 한두 번은 가봤고, 가이드가 소개하는 뻔한 곳도 웬만큼은 다녀왔다. 한 시간이면 갈 수 있고, 소매치기 걱정 없이 꽤 안전하게 기분전환 삼아 다녀오기 좋은데다 최근 환율도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그렇지만 오다이바 같은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고, 시끌벅적한 신주쿠도 좀 질린다. 어디 찬찬히 둘러보며 산책도 하고, 친구와 속 깊은 대화도 할 만한 그런 곳 없을까? <도쿄의 오래된 상점을 여행하다>는 다른 책에는 등장하지 않는 먹거리와 살 거리, 볼거리를 소개하면서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일본 문화의 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수백 년 동안 명맥을 이어온 다양한 아이템을 판매하는 상점들과 그 상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에 느끼지 못한 여행문화를 접하게 해줄 것이다.
"다시 도쿄에 가면……."
100년 된 여관 호메이칸의 다다미방에서 두툼한 솜이불을 덮고 잠들고,
이상이 죽기 전에 먹고 싶어한 센비키야의 멜론을 맛봐야겠다.
나무 향 좋은 사루야의 수제 이쑤시개는 선물하고,
소중한 벗에겐 코주의 향(香)으로 마음을 전하면 좋겠지?
주전부리의 결정판 마메겐의 콩과자 한 봉지 손에 들고,
와타나베 안경원에서 내게 맞는 앤티크 안경을 골라야겠다.
무심코 지나친 그곳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
그 동안 도쿄에 몇 차례 왔다 갔다 했지만 지금도 멀쩡히 영업중인 100년 된 여관이 있는 줄 몰랐다. 한눈에 봐도 예쁜 나무상자에 담겨 하나하나 손으로 깎아 만든 장신의 손길이 느껴지는 이쑤시개 전문점이 있는 줄도 몰랐다. 게다가 300년이 넘었단다. 도쿄의 미식가들 사이에 별 다섯 개를 받았다는 반찬가게의 '대구알 조림' 그 이름조차 생소하다. 에도시대부터 지금까지 260년간 일본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였던 도쿄는 일본의 수도가 되기 전부터 영업하던 상점들이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다 읽고 나면 일본사의 절정을 맞았던 에도시대가 무척 궁금해진다.
십년지기를 만드는 이야기가 있는 여행
이 책의 저자들은 십 년 동안 도쿄를 여행하며 딱 한번 싸웠다. 새로 지은 호텔에 묵지 않고, 서로 다른 입맛을 절충하며 지도에서 나와있지 않은 상점을 길치와 길 눈 밟은 이가 물어 물어 찾아 다닌 끝에 만난 상점에서 일본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우정을 다질 수 있다. 〈도쿄의 오래된 상점을 여행하다〉는 누구보다도 낡고 오래된 것의 진정한 값어치를 아는 그녀들의 도쿄, 오래된 상점의 오래된 물건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