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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금리에도 디플레이션이 발생할까? - 2021년의 금리와 외환 시장 환경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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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9

by 한빛

2021년의 금리와 외환 시장을 점검하는 것은 어쩌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모든 자산을 전망하는 것과 의미가 같다. 현재 주식과 부동산, 금과 같은 원자재, 통화 가치 등 모든 자산 가격의 근저에는 금리와 통화 정책이 자리잡고 있다. 2021년에 금리가 어떻게 움직이고 중앙은행과 정부의 재정 정책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천국이 이어질 수도, 지옥도가 펼쳐질 수도 있다.

 

전무후무한 코로나-19 위기를 맞이하여 금융 시장의 반응은 매우 혼란스럽다. 전 세계 경제가 거대한 침체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2020년 3~4월간 글로벌 금융 시장은 역사에 남길 만한 단기 충격을 경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상황은 경제 활동 자체를 마비시켜 경제에 부정적인 충격을 불가피하게 줄 것이며,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 실적의 악화, 성장률 하락, 디플레이션을 일으킬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전망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이례적으로 크고, 그에 따라 경제 봉쇄 여부에 따른 성장률 침체가 불가피함은 대부분 인정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자산 가격은 분명 경제 펀더멘털을 따라가야하는데 이러한 상식과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주식 시장이다.

 

다들 경제가 안 좋다는데 왜 주가가 오를까? 물론 기술주들은 미래의 꿈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들은 오히려 팬데믹 사태의 수혜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고 경제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소매업, 항공운수, 서비스업 등의 기업 실적은 처참하다. 상당수의 미국 부동산 관련 리츠들은 임대료 지급이 미뤄지면서 부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향후 백신이 개발되고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의 경제 회복에 대한 선베팅이 아닐까? 주가는 경제를 선반영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기 전보다 더 주가가 오르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이렇듯 기업 실적이 크게 부진해지고 경제가 상당 기간 좋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위험 자산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는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정부와 중앙은행의 통화 및 재정 정책 그리고 그에 따른 저금리다.

 

지금의 세상은 재화와 용역을 너무 쉽게 생산할 수 있어서 돈의 양이 많아져도 상품의 가격이 잘 오르지 않는다. 반면 공급이 명백히 제한된 상품이 있는데 바로 투자 자산이다. 부동산, 주식, 금과 같은 자산은 공급이 한정적이다. 돈이 많은데 실물 상품들은 가격이 잘 오르지 않는 반면 투자 자산들의 가격은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그것이다.

 

코로나 -19 위기를 맞이하여 각국은 10여 년 전의 금융 위기와는 매우 다른 일사분란한 대처를 자랑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위기 상황 타계를 위해 대규모 부양책을 펼쳤다. 정부의 빚이 크게 늘어났고, 재정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히려 한국의 정부 부채 확대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어보인다. 정부뿐만 아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낮추는 것을 넘어서서 대규모 자산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직접공급했다. 유동성의 홍수가 나타나며 위험자산 가격을 높였다. 이런 흐름은 2021년에도 이어질까?

 

원래 사람은 빚이 늘면 경제가 개선되고 소비를 늘릴 수 있으므로 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스럽게 지켜보기도하는 양가 감정이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나라에서 진보 진영은 빚을 더 내려는 편이고, 보수 진영은 재정 건전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합심해서 대규모 재정 지출과 부채를 만들었지만, 향후 상황이 나아진다면 부채가 증가한 데 따른 걱정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다. 정부의 부채가 너무 많다고,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사회의 불균형을 만들어 낸다고, 부유층의 세금을 더 많이 걷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속속 제기될 것이다. 아직 사람들은 빚을 무한정 만드는 데에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나타나면 경제는 어려워진다. 코로나-19 위기만큼은 아니겠지만 비정상적인 위기 상황에서 많은 부채를 쓴 이후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을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유동성을 긴축시키고 경제의 총수요를 위축시킨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재정지출 확대 기대감으로 금리 상승과 약달러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언급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오히려 금리는 하락하고 달러는 강해질 것이다. 재정을 건전화시키기 위해서는 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높여야 하거나 둘 다 해야 한다. 정부의 지출 감소는 직접적으로 경제의 총수요를 위축시킨다. 세금을 높이는 것은 이중으로 긴축적이다. 일단 세수가 들어오면 시중의 유동성을 정부가 흡수한 셈이기 때문에 통화 긴축적이다. 여기에 더해서 민간의 여유 자금을 국가가 가져가는 셈인데 민간과 정부의 자금 씀씀이를 고려할 때 국가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 이는 또 다시 성장을 낮춘다.

 

경기가 위축되면 금리는 당연히 떨어질 것이다. 그런데 달러는 왜 강세로 갈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경험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한국은행이 발행한 원화를 사용하지만, 국제적으로 원화는 국제 거래나 금융 투자에 통용되지 않고 달러가 쓰인다. 따라서 글로벌 관점에서 돈이라는 것은 달러다. 결국 달러를 쥐고 있는 미국의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통화 정책이 향후 덜 완화적으로 흘러가고 미국 정부가 증세나 재정 지출의 축소를 통해 부채 관리에 들어간다면 앞서 언급한 경로를 통해 긴축적 흐름이 만들어진다. 달러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연준)과 미국 정부만이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들이 긴축을 한다면 시중의 달러가 줄어든다는 말이다. 흔한 것은 싸지고 희귀한 것은 비싸진다. 달러가 부족해진다면 달러 값은 오른다. 이를 원/달러 환율에 적용한다면 환율이 오른다는 의미다. 현재 환율 하락세가 매섭지만 이러한 원화 강세 흐름이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현재의 분위기와는 많이 다르게 2021년에 금리는 아래쪽, 환율은 위쪽으로 압력이 지속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금리 자체가 제로(0) 밑으로 가기란 당분간 어렵기 때문에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도 한국의 거시 경제가 안정된 흐름이라면 상승폭이 아주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제한적 흐름속에서의 금리 하락, 환율 상승이라고 생각하면 무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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