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라도 좋아, 함께라면 좋아!
한빛라이프
집필서
절판
아이와 마음을 나누는 일곱 살 낭만 여행
가까운 공원에서 제주도 오름까지 생기 가득한 여행의 기록
아이들은 흔히 지나치던 길에서
작은 민달팽이와 공룡알 그리고 반짝이는 보석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_’프롤로그’ 중에서
참 예쁜 나이 일곱 살. 나란히 걸으며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진 나이. 일곱 살뿐만 아니라 아이의 나이는 지나가면 볼 수 없는 모습이기에 더욱 소중하다. 쌍둥이 딸들이 일곱 살이 되는 해, 저자는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는 대신 아이와 24시간을 자유롭게 계획할 수 있는 한 해를 보내기로 한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 마지막으로 온전히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리고 시간 나는 대로 집에서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거나 대한민국 곳곳을 여행했다. 지식을 채우기 위한 체험여행도 아니고 빠듯한 여행일정도 없었다. 그저 수많은 낯선 것들과 인사를 나누는 아이들의 발걸음에 맞춰 느긋하게 걸을 뿐이었다. 그것만으로 아이들은 엄마 눈엔 하나도 보이지 않던 지렁이를 몇 마리나 찾아내고, 길가에 핀 꽃 한 송이에 감동하며 눈물이 핑 돌 만큼 놀라운 말을 내뱉기도 한다.
“와아! 비가 와서 정말 좋아. 진짜 신나!”
아이들은 비마저도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진정한 여행자였다. _ p.329
여행을 통해 성장한 것은 아이들뿐만이 아니었다. 엄마가 궂은 날씨에 걱정하고 고민만 하고 있을 때 아이들은 비가 와서 더 좋다며 참방참방 물을 튀겨가며 뛰어다닌다. 눈부신 억새밭을 보며 엄마에게 느낌이 어떠냐고 묻기도 한다. 엄마가 된 지 딱 아이의 나이만큼 지난 엄마는 아이와 함께 커 간다. 여행지 정보를 가득 나열하진 않았지만 아이들과 나눈 감성이 가득 담긴 엄마의 글과 사진, 아이들이 그린 작은 일러스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당장이라도 내 아이와 손을 잡고 길을 떠나고 싶어진다. 계절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공원, 아기자기한 즐거움이 가득한 골목길,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미술관 등 가볍게 떠나는 하루 산책도 좋고, 춘천, 담양, 제주 등 조금 멀리 떠나는 깊이 있는 여행도 좋다. 사실 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에서 자세한 정보는 필요하지 않다. 아이가 이끄는 대로 길을 걷는다면 그것이 최고의 여행 코스가 될 것이고,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신선한 감상평을 아이에게 들을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