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비즈
집필서
절판
경제학자의 색다른 프레임을 통해
명화 속에 숨겨져 있는 경제학을 배운다
경제학자의 눈으로 보는 명화
미술과 경제학. 가장 감성적인 활동과 가장 이성적인 학문의 조합은 매우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한 대상을 색다르게 볼 때, 우리는 새로운 생각과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명화를 감상하는 경제학자의 눈을 통해, 때론 화가의 눈을 통해 미술과 경제학을 보는 새로운 프레임을 갖추게 된다.
예를 들어, 구약성경에 나오는 바벨탑 이야기를 그린 브뢰헬의 <바벨탑>을 보면서 경제학자인 저자는 세계화에 대해 생각한다. 왕을 수행하는 회색수사의 현대적 후계자로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밀턴 프리드먼을 지목하면서, 바벨탑이 붕괴하는 모습이 마치 신자유주의로 인한 극심한 빈부격차로 붕괴되는 중상층의 모습과 같다고 설명한다. 또한 그림 곳곳에 숨겨진 상징을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해석하면서 당시 화가의 의중을 헤아린다.
명화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경제지식을 습득함은 물론 미술작품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 경제문제에 빗대 미술작품과 표현기법을 설명함으로써 독자가 명화에 대하여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화가의 눈으로 보는 경제
미술작품을 경제학적 관점으로 해석하는 것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미술작품을 그린 화가의 삶 또한 먹고 사는 경제적인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화가가 그리는 미술작품에는 이미 화가의 경제적 상황이 표현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후기인상파 화가인 폴 고갱의 삶이 대표적이다. 폴 고갱은 처음부터 전업화가가 아니었다. 프랑스 주식거래소의 직원으로 근무하던 폴 고갱은 취미로 미술작품을 수집하고 그림을 그리던 화가였다. 주식거래소의 직원으로 근무하던 고갱을 세계적인 화가의 길로 들어서게 했던 계기는 1882년 갑자기 들어닥친 프랑스 주식시장의 붕괴였다. 유럽 장기대침체 시대는 고갱을 화가의 길로 인도했고, 현실을 떠나 타히티에서 활동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듯 화가가 미술작품을 그릴 당시의 경제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미술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이 책 《경제학자의 미술관》은 이질적으로 보이는 미술과 경제학이라는 두 개 주제를 통섭하여 미술과 경제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