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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인원

끝없는 진화를 향한 인간의 욕심, 그 종착지는 소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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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인원
좋아요: 1
  • 저자 : 니컬러스 머니
  • 역자 : 김주희
  • 출간일 : 2020-04-03
  • 페이지 : 220쪽
  • ISBN : 9791157844012
  • 물류코드 :3285

합계 : 15,300

도서판매처

  • ‘호모 데우스’라는 착각에 빠진 ‘호모 나르키소스’

    인간의 오만한 나르시시즘을 일갈한 문제작!

     

    10만 년 전 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나 전 세계로 이동한 이래로, 인류는 자신들이 만든 과학 기술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왔다. 반대로, 지구는 황폐해지며 다른 생물 종이 멸종해가고 있는데도, 인류는 지금의 쾌적한 생활을 버릴 생각이 없다. 바로 인간의 이기심 때문이다. 

    그동안 인류는 스스로를 지혜로운 인간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 불렀고, 오늘날에는 더욱 나아가 신과 같은 권력을 지닌 종족, 즉 ‘호모 데우스(Homo Deus)’로 여기는 오만함에 빠져 있다. 생물학자 니컬러스 머니(Nicholas P. Money)는 우리 인간에게 진정으로 잘 어울리는 이름은 자아도취의 전형인 ‘호모 나르키소스(Homo Narcissus)’라고 새롭게 정의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현재 지구는 암 말기 환자와 같은 상태에 있다. 하지만 인류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계속 이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이 책의 엄중한 경고는 다음과 같다. 인류는 신의 계시가 아니라도 조만간 멸종할 것이라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각종 기후 재앙과 생태계 파괴, 그리고 인구 포화에 의해서 말이다.

     

     

    출판사 리뷰

     

    인간 진화의 역사와 멸망을 압축한 과학 서사시

    우리는 과연 지혜로운 인간, 호모 사피엔스가 맞는가?

     

    21세기 초, 인간 게놈 프로젝트 결과 발표를 앞두고 많은 생물학자들은 적지 않은 당혹스러움에 빠졌다. 인간에게 10만 개의 유전자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미개한 선충의 유전자 수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깜짝 놀란 것이다. 2001년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는 그 놀라움을 이렇게 밝혔다. “미개한 선충이 지닌 약 2만 개의 유전자가 1.5배, 어쩌면 1.3배만 증가해도 인간이 되기에 충분할 수 있다는, 상당히 자극적인 사실은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세기에 틀림없이 과학, 철학, 윤리, 그리고 종교 문제를 촉발할 것이다.”

     

    1758년 칼 린네(Carl von Linné)가 현생인류인 아프리카 유인원에게 지혜로운 인간이라는 뜻의 라틴어 학명 ‘호모 사피엔스’를 붙인 이래, 우리는 인간이 특별하게 설계되었으며 다른 어떤 생명체보다 많은 특권을 받았다고 믿어왔다. 당시 린네 또한 우리가 영리한 존재라고 확신했을 것이다. 역사 전반에 흐르는 그러한 망상의 영향으로, 인간은 지구상의 어떤 존재보다 스스로가 우월하다고 확신하며 인류의 과학적 성취가 더 밝은 미래를 만들고 있다는 끔찍한 고정관념을 지니게 되었다. 급기야 《호모 데우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의 말처럼, 현재 우리는 신의 영역까지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과연 어떠한가. 미국 오하이오주 마이애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가르치는 니컬러스 머니 교수는 이 오만한 이름표를 바꿔야 한다고 단언한다. 21세기에 들어 집단 지성은 바닥나고, 전 세계인이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며 에너지를 낭비하는 와중에 ‘지혜로운 인간’이라는 이름은 어불성설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고대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Ovidius)의 《변신 이야기》에 등장하는 나르키소스를 인간에게 빗대어, 우리에게는 ‘호모 나르키소스’, 즉 자기중심적 인간이라는 학명이 더 맞다고 힘주어 말한다. 인간의 사고방식에서 오비디우스의 상상을 초월하는 나르시시즘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맞서 싸울 능력이 없거나 싸울 마음조차 없다는 속내를 드러낸 오늘날의 인류는 다음과 같이 명명되어야 마땅하다. “호모 나르키소스: 지구 생물권을 완전히 파괴하여 자신을 멸종의 길로 몰아넣은 아프리카 출신 유인원의 한 종.”

     

    미리 읽는 인류 멸종 기사

    진화를 향한 탐욕스러운 집착이 인류 멸종을 현실로 만들었다!

     

    생물학자 니컬러스 머니는 인간우월주의에 대한 일반적인 판타지에 과학과 인류학의 관점에서 신선한 답을 제시한다. 현대 생물학계를 뒤흔든 이 통쾌한 이야기는 지구가 우주에서 평범한 공간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부터 인간 몸속의 미생물 출처, 인체의 작동 방식 등을 통해 인류가 그다지 특별한 존재가 아님을 상기시킨다. 그의 말처럼 사실 우리는 “무기질 뼈대에 지방 덩어리를 매끄럽게 펴 바른 뒤 단백질 끈과 전깃줄을 동여매고, 풀무로 가슴 속에 공기를 불어 넣고 정교한 배관을 통해 영양분과 물을 공급한 후에 내장을 집어넣어 질긴 가죽으로 감싼 것”에 불과하다. 인류는 지구의 다른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고대 바다의 해면동물에서 태동했으며, 심지어 유전학적으로는 버섯과도 큰 차이가 없다.

    그런 직립보행 현생인류는 이기심을 근간으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결과, 자신들의 터전인 지구를 파괴하며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고 있다. 우리는 태양으로부터 적절한 거리에 떨어져 있는 덕분에 너무 뜨겁지도 않고, 또 너무 춥지도 않은, 축복받은 골디락스 행성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 축복을 지나치게 과용한 것이 인간 종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다. 

     

    사스와 메르스, 에볼라에 이어 현재의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지구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전염병 팬데믹은 어쩌면 인류 재앙의 전조 증상일지 모른다. 인간이 지구 환경을 바꾸어 멸망의 시점을 앞당겼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오존층이 뚫리는 바람에 지구는 빠르게 더워지고 있다. 산성화된 바닷물이 플라스틱으로 뒤덮이고 있으며, 산업 활동으로 공기가 오염되고, 멈추지 않는 삼림 벌채로 사막화가 일어나 초원과 호수가 줄어들고 있다. 농작물은 가뭄에 말라 죽을 것이다. 어장이 파괴되고, 야생동물의 개체 수는 계속해서 감소하며, 곤충도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식물 종이 멸종하고, 생태계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생물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포심에 몸서리칠 것이다. 결국 인간 또한 피할 수 없는 더위에 눈물을 흘리며 화산재에 파묻힌 폼페이 희생자들처럼 태아 자세로 웅크리게 될지 모른다. 시간이 흐르고 굴뚝의 연기가 올라갈수록 이러한 결과를 맞이할 가능성은 커져만 간다. 그동안 우리는 농업, 의학, 공학 발전의 축복을 받았다. 과학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수행했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이제 전멸할 준비를 마쳤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안타깝게도 저자는 그저 우아하게 사라지는 것밖에는 답이 없다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끝을 맺는다.

    “아담과 이브는 예정된 길을 걸었다. 우리는 바꿀 수 없거나 바꿀 마음이 없는 항로를 따르고 있다. 하늘이 무너지기 전까지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물이 풍부한 지구에서 우리와 함께 고통받는 다른 존재에게 더 친절하고 인간적으로 대하는 것이다. 우리가 잘해 나간다면 이 모든 것이 기대보다 오랫동안 지속될지 누가 알겠는가?”

    어쨌든 인류는 지금껏 계속해왔던 성장지상주의에서 벗어나 단호하게 멈추어야만 한다. ‘지혜로운 인간’이라는 이름에 조금이나마 걸맞은 존재가 되고 싶다면 말이다.

     

     

    ▶ 《이기적 유인원》을 향한 추천의 글

     

    “나에게 엄청난 깨달음을 던져준 책이다! 게다가 생생하면서도 시적인 문체…… 이 책에는 진정한 문학적 즐거움이 있다. 니컬러스 머니는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더 나아가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저자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인가? 철학과 과학을 잘 엮은 이 책은 우리 인간이 신과 같은 호모 데우스가 아니라 자기중심적이고 자기파괴적인 호모 나르키소스라고 일갈한다.”

    - 과학 저널 〈바이올로지스트〉

     

    “《이기적 유인원》은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드는 생각의 집합이다.”

    - 로빈 핸버리 테니슨, 탐험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70가지 여행》 저자

     

    “한 명의 인간이자 한 종의 동물로서 우리는 어떻게 탄생하고, 움직이고, 사라지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니컬러스 머니는 과학적·문학적·철학적 통찰을 제시한다. 그의 글은 명쾌하고 솔직한 데다 유머러스하다.”

    - 데이비드 베나타, 케이프타운대학교 철학 교수

  • [저자] 니컬러스 머니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마이애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가르치고 있다. 《효모의 발흥》 《버섯의 자연·문화사》 《미생물의 삶》 《곰팡이의 승리》 등 자연과학에 관한 책을 다수 집필했으며, 소설까지 쓴 문장가이다. 특히 인간의 이기적 진화를 나르시시즘에 빗대어 비판한 《이기적 유인원》은 인류가 얼마나 오만한 종족인지를 과학적 관점에서 낱낱이 보여준다. 탁월한 문학적 감각을 감춘 니컬러스 머니의 글은 독자들에게 낯선 생물학의 세계에 자연스레 발을 딛게 만든다.

    [역자] 김주희

    서강대학교 화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고, SK이노베이션에서 근무했다. 글밥 아카데미 수료 후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이기적 유인원》 《10대를 위한 나의 첫 공학 수업》 《간추린 서양 의학사》 등이 있다.

  • 머리말

     

    1장 지구: 생명체는 어떻게 지구에 착륙했을까?

    2장 발생: 우리는 어떻게 지구에 나타났을까?

    3장 몸: 우리는 어떻게 움직일까?

    4장 유전자: 우리는 어떻게 설계되었을까?

    5장 임신: 우리는 어떻게 태어날까?

    6장 지성: 우리는 어떻게 생각할까?

    7장 무덤: 우리는 어떻게 죽을까?

    8장 위대함: 우리는 어떻게 문명을 발전시켰을까?

    9장 지구온난화: 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망쳤을까?

    10장 우아함: 우리는 어떻게 사라질까?

     

    감사의 말

  • 내가 근무하는 대학교의 경영대 건물로 통하는 석조 입구에는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구절은 정치철학자 토머스 홉스가 남긴 격언으로,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의 1668년 라틴어판에 등장한다. 홉스는 이 위대한 저서에서 과학과 객관적 지식의 중요성은 현실에 그 지식을 적용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만약 홉스가 경영대 건물에서 그 문구를 발견한다면, 투자은행가의 한심한 포부와 자신의 격언을 연관시키며 픽 웃음을 터트릴 것이다.

    _23쪽, <1장 지구: 생명체는 어떻게 지구에 착륙했을까?> 중에서

     

    복잡한 골격을 지닌 해면동물에서 시작해, 입과 항문을 지닌 갯지렁이, 턱이 없는 물고기, 턱이 있는 물고기, 나중에 새의 날개가 될 지느러미를 지닌 물고기, 양서류, 파충류를 거쳐 청서번티기, 그리고 원숭이와 유인원으로 이어지는 인간의 진화를 추적해보자. 이 다채로운 동물 우화집 속의 유전자 일부는 처음부터 인간의 것이었지만, 나머지 유전자는 검은 바닷속을 헤엄치다가 돌투성이 해안가를 뒤덮은 박테리아 막 위로 미끄러져 나아가, 빽빽한 밀림을 탐험한 뒤 마침내 인간의 조상이 두 발로 꼿꼿이 일어서서 달콤한 공기를 마시며 앞으로 갈 곳을 곰곰이 생각했던 풍요로운 아프리카 초원의 풀숲에 도착해 우리에게로 왔을 것이다.

    _39쪽, <2장 발생: 우리는 어떻게 지구에 나타났을까?> 중에서

     

    모세혈관은 1661년에 이탈리아 생리학자 마르첼로 말피기가 개구리의 허파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던 중 발견했다. 처음에 양으로 실험했던 말피기는 나중에 개구리로 실험동물을 바꾸었다. 실험동물의 심장이 뛰는 동안에는 가장 미세한 혈관을 관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그는 허파를 몸에서 떼어내 건조시키고 납작하게 만든 뒤 성공적으로 혈관을 관찰했다. 동물 해부 실험의 역사에서 말피기의 실험은 어린아이 장난에 불과했다. 더 잔인한 실험은 영국 의사 윌리엄 하비의 손에서 탄생했는데, 그는 탁자에 묶인 개와 사슴의 목과 가슴을 열어서 내부를 관찰하고 혈액순환을 이해했다.

    _50쪽, <3장 몸: 우리는 어떻게 움직일까?> 중에서

     

    양파의 DNA는 인간보다 다섯 배 많다. 특히 양파가 올리브 오일에 지글거리며 익을 때면 양파 역시 경이로운 창조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양파를 만들려면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DNA가 정말로 필요할까? 나르시시즘에 굴복하기보다는 양파에도 인간처럼 정크 DNA가 많이 있다고 결론짓는 편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에는 인간의 특수성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종교적 창조론자가 있다. 그들은 근본적으로 이기주의자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인간이 특별하게 설계되었으며 생물권의 다른 어떤 생명체보다 특권을 받았다고 믿는다. 게다가 양파가 쓰레기 유전자 더미를 갖고 있다는 생각에는 만족스러워하지만, 인간도 그 쓰레기 더미를 갖고 있다는 개념은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_73쪽, <4장 유전자: 우리는 어떻게 설계되었을까?> 중에서

     

    모든 척추동물은 신경관 형성 이후에 상당히 유사한 발달 과정을 거친다.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그리고 포유류의 발생 초기 모습은 살찐 해마와 닮았다.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하기 수십 년 전, 어류가 진화한 뒤에 다른 척추동물이 진화했다는 화석 기록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는 시계태엽이 돌아가듯 육지에 상륙한 짐승이 공룡으로 발달하고 그다음에는 새가 되었다가 결정적으로 빅토리아 시대의 신사가 된다는 생각을 부추겼다. 

    _84쪽, <5장 임신: 우리는 어떻게 태어날까?> 중에서

     

    문장으로 말하고 쓰고 생각하는 언어가 지성을 겨루는 경연에서 인간이 최고 자리를 지키게 했고, 발달한 언어 소통 능력이 우리가 침팬지와 고릴라를 크게 앞지르게 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고래는 풍부한 발성이 가능하도록 진화했지만 우리는 아직 고래의 언어를 번역할 수 없다. 혹등고래와 향유고래의 대화를 해석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는 깊고 폭넓은 생각을 공유하게 해주는 복잡한 인간의 언어를 매우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_100쪽, <6장 지성: 우리는 어떻게 생각할까?> 중에서

     

    죽음의 유익한 점은 다음 세대를 위해 세상을 깨끗이 청소한다는 것뿐이다. 예를 들자면, 조부모는 손주들을 위해 자리에서 물러날 필요가 있다. 여기서 간과한 점은, 인구 증가를 막기에는 노인보다 어린이의 장례식이 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우리를 난처하게 한다. 

    _112~113쪽, <7장 무덤: 우리는 어떻게 죽을까?> 중에서

     

    중국 전통 의학서에는 멸종 위기 종을 희생시켜 영생을 얻는 기적의 명약이 가득하지만, 코뿔소 뿔 분말이나 천산갑 비늘을 먹어도 인간이 무덤에 묻히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영생을 얻겠다는 허영심으로 장기가 제거된 시체를 아마포로 감싸고 피라미드에 보관했던 것처럼, 캘리포니아에서는 머리를 급속 냉동 보존한다. 하지만 머리 냉동 보존에 가장 열광적으로 추종하는 사람들조차도 보존 결과에는 회의적인 듯하다. 그들 중에서 죽기 전에 자신의 머리를 액화 질소에 담그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_116쪽, <7장 무덤: 우리는 어떻게 죽을까?> 중에서

     

    인류는 지난 400년 동안 몇 가지 위대한 과학적 발견을 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지구의 신분을 위성으로 낮추었고, 아이작 뉴턴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방식과 이유를 규명했다. 로버트 훅은 거대한 벼룩과 이를 그린 삽화로 전염병에 시달리던 런던을 놀라게 했으며, 찰스 다윈은 자연선택설을 주창하여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20세기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이 동일한 변수라고 주장하며 물리학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런데 1950년대에 더 중대한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DNA 구조의 발견이다. 

    _129~130쪽, <8장 위대함: 우리는 어떻게 문명을 발전시켰을까?> 중에서

     

    인간을 포함하여 두 발로 걷는 유인원들은 은하계 구석에서 짧은 생물학적 시간 동안 뚜렷한 파괴의 길을 걸었다. 가장 최근 자연계의 양상이 변화한 것은 330만 년 전의 일로, 케냐의 투르카나 호숫가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석기를 만들어 동물 사체에서 살점을 도려내면서 시작되었다. 지금으로부터 50만 년 전에는 남아프리카에서 또 다른 대형 유인원들이 돌창을 사용했고, 7만 1,000년 전 초기 인류가 활과 화살을 만들면서 무기가 등장했다. 활과 화살을 조합한 발사형 무기로 인간은 만용을 부리지 않고도 큰 동물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무기를 사용하거나 불과 덫을 놓고 사냥감을 끝까지 뒤쫓으며 털북숭이 매머드, 마스토돈, 검치 호랑이, 땅늘보의 멸종을 지켜보았다.

    _149~150쪽, <9장 지구온난화: 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망쳤을까?> 중에서

     

    이기적인 인류는 생물권 붕괴에 앞장서며 자신을 궁지에 빠뜨렸다. 서기 79년 베수비오산 근처에 터를 잡은 탓에 곤경에 처한 로마인처럼, 특권을 받았음에도 결국 달갑지 않은 상황에 빠진 것이다. 14세기 전염병이 대유행하던 시기에는 희망이 없었다. 지금의 나와 마찬가지로, 당시 전염병 피해자들도 개인은 물론이고 문명 전체가 종말에 직면했다고 믿었다. 어쨌든 우리가 영원한 고통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처럼 놀라운 상황에 빠진 우리는 마침내 끈질긴 나르시시즘을 극복해낼지도 모른다. 유명 인사든 서민이든 누구도 당신을 구하지 못하고, 미래에 당신의 업적에 신경 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당신의 책이나 앨범이 수백만 부 팔리고 당신의 팬들로 운동경기장이 가득 채워진다 해도, 머지않아 당신 말에 신경 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_170쪽, <10장 우아함: 우리는 어떻게 사라질까?> 중에서


    • 소멸로 향해가는 이기적인 나르키소스 인류의 존재 의미가 무엇인지 되새겨 볼 수 있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은 책으로 각 장에 담긴 과학, 철학, 문학, 교양 등 분야별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풍부하다.




      거대한 우주에서 인류의 발생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발생에서 소멸까지, 물리적인 몸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는 정신 세계의 여정에 이르기까지 공간, 시간, 철학의 물줄기를 따라 다양한 각도에서 우리 인류 즉, 호모 나르키소스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특히 1장 ~ 4장은 우주가 움직이는 원리 그리고 그 안에 우리가 어떻게 발생하고 움직이는지 거대한 자연이 돌아가는 매커니즘을 넓은 시야로 한 눈에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그 과정에서 꽤나 대단해 보였던 인간이 그저 우주를 구성하는 평범한 일부일 뿐임을 깨닫게 된다.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밝혀졌듯 인간의 유전자 수는 미개한 선충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 양파의 DNA는 인간보다 5배나 많다. 인간은 그만큼 대단할 것도 없는 존재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어떤 특별한 존재인 양 지구와 환경을 파괴하며 공생하는 다른 생물 종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며 세상을 소멸시켜가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인듯 하다.



      1장에서 보면 알 수 있듯 지구는 골디락스 존에 있다. 태양과 너무 가까워 타 죽지 않을 정도의 거리에 너무 멀지 않아 얼어죽지 않을 수 있는 매우 희박한 확률로 생존이 가능한 축복을 받은 셈이다.


      이것이 조물주의 뜻이든 우연이든 간에 이는 오만한 인간이 이뤄낸 것이 아니기에 축복 그 자체이며 감사히 여기며 소중히해야 할 필요가 있음에도 그 소중한 골디락스에 있는 모든 것을 소멸로 이끌고 있다.



      즉 인류는 고대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가 그의 작품에서 일컬었던 나르키소스 그 자체이다. 우리의 이기심은 이런 파괴 행위를 멈출 수 없을 것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저 마지막장에 언급된 바와 같이 우아하게 소멸하는 길일 뿐임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지구를 파괴해나가는 행위는 멀리 볼 것도 없이 최근 우리 일상을 뒤흔들었던 바이러스인 코로나 하나만 봐도 알 수 있다. 석기 시대 매머드 등의 다른 종을 멸종시킨 것을 시작으로 오존층, 온난화, 플라스틱, 사막화 등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파괴가 우리 인류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할 것은 오직 다른 생물 종에게 보다 친절하고 인간적으로 대하는 것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만 그것은 그 이름을 읽고 들을 수 있는 인류가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때나 가능한 일이다. 다 죽고 없어진 세상에 이런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또한 이 책은 책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인류의 철학적 존재 의미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소 무거운 주제와 내용들이 가득할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그동안 몰랐던 알고나면 신기하게 여길만한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재미있는 상식들이 풍부하다.


      우주에서 인간이 발생하고 대를 잇는 과정이나 유전자 등 우리 몸이나 다른 생물들이 어떤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죽음, 문명, 위대함과 같은 인류가 쫓는 것들이 허황된 것은 아닌지 얼마나 진정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고 인류 문명사에 숨어있는 재미있는 일화도 엿볼 수 있다.


      무거운 주제로 나아가는 과정을 흥미로운 과학, 철학, 역사 일화나 상식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이 이 책의 또 다른 백미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책은 모든 사람들이 한 번 쯤은 읽어봤으면 좋겠다. 우리 인류가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그저 재미로 읽는 것도 책을 읽는 충분한 의미가 되겠지만 저자가 전해주는 통찰은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 것이라 생각한다.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혹시라도 우리 인류가 나르키소스에서 벗어나 이 모든 것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다면 그래서 나르키소스가 아닌 호모 데우스로 남을 수 있길 희망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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