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에서 엘론 머스크까지
한빛비즈
집필서
절판
시대 흐름에 민감한 기업들이
지금도 역사를 묻는 이유
“당나라의 개방 정책과 송나라의 폐쇄 정책을 비교하고, IT 산업의 세계화 및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배워야 할 점을 서술하시오.” 어느 기업의 직무적성검사 기출 문제다. 누구보다 시대 흐름에 민감한 대기업들이 왜 기술과 역사를 함께 묻는 걸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모바일 페이’니 ‘핀테크’니 하는 용어들이 새로 등장했습니다. 어려워 보이지만, 결국 지불 수단이 하나 더 늘어난 것에 불과합니다. 중국 송나라 때 발명된 세계 최초의 지폐 ‘교자(交子)’도 당시에는 놀랄 만한 신기술이었습니다. 디지털 기술은 새로울 수 있지만, 패러다임의 변환은 처음이 아닙니다. 우리는 ‘역사’라는 좋은 사례를 갖고 있습니다. 역사만으로도 놀라운 케이스 스터디가 가능합니다. 인과관계를 따져 보기에도 좋습니다. 입이 딱 벌어지는 디지털 기술 앞에서 기가 눌리지 않아도 되는 이유입니다. _《프롤로그》 중에서
『제4의 물결, 답은 역사에 있다』는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의 주요 패러다임을 살펴보고, 역사에서 대응 전략을 찾아보는 책이다. ‘모바일 페이’ ‘평판 경제’ ‘인공지능 비서’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주제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고, 각 주제마다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역사의 사건들이 연결됐다. 디지털과 역사 분야 모두에 유용한 상식을 제공하는 책으로 디지털 시대의 패러다임을 정리해보고 싶은 사람, 디지털은 익숙하나 평소 역사에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 모두 독자가 될 수 있다.
미래를 바꾸는 힘은
역사를 제대로 읽는 데서 나온다
‘제4의 물결’이 본격 회자되고 있는 지금, 다양한 표현과 해석이 쏟아지지만 지능을 가진 사물과 사람이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결국 ‘제4의 물결’ 또한 ‘패러다임의 변환’에 관한 이야기다. 시대가 바뀌어도 논의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세종대왕은 방대한 양(Volume)의 빅데이터를 모아 필요한 것을 고르고, 글과 음성 등 다양한 형식(Variety)의 데이터가 한 가지 주제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정리했다. 그리고 13년이라는 기간 동안 흘러가는(Velocity) 백성들의 의견을 부지런히 모았으며 반대 혹은 전혀 다른 목적으로 쓰이지 않도록 보안을 유지했다. 끝으로 위정자의 입맛에 맞게 데이터가 조작되거나 결과 값이 부풀려지지 않았는지를 걱정해 진실한 정보(Veracity)인지 끝까지 확인했다. 백성들로부터 찬반 데이터를 모은 후 13년이라는 기간이 더 걸렸다는 사실은 왕조 시대였음을 무색하게 한다. _p.142
과전법을 공법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세종은 빅데이터 활용의 정석을 보여줬다. 570여 년 전 세종의 고민이 컴퓨터 업체 IBM의 ‘빅데이터 활용 기준’을 그대로 품고 있다는 얘기다. 관념과 기술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것은 없다. 디지털과 역사가 하나로 연결되는 지점을 이해하면 배울 수 있고 대비할 수 있다. 저자는 큰 변화를 읽을 수 있다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제5의 물결’ 앞에서도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